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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6

6. '예씁니다!'를 아시나요?(전의경 언어백서) [의경블루스 - 6] '예씁니다!'를 아시나요?(전의경 언어백서) 어느 조직에나 그들사이에서만 쓰이는 언어가 있다. 그 정도는 조직이 폐쇄적일수록 더 하며, 이 사회에서 가장 폐쇄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군대는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를 가지고 있다. 외박이나 휴가를 나가서 다른 군대에서 군복무중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서로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생긴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언어생활 부분이다. 크게 봤을 때, 육해공군과 전의경조직으로 독특한 언어생활이 나뉘어 질 것이고, 세부적으로는 각 부대마다의 언어차이로 나뉘어질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것은 전의경부대에서 쓰이는 언어이다. 물론, 내가 속한 중대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다 똑같진 않겠지만 보편적으로 전의경들 사이에서는 다 통하는 것들을 위주로 .. 2010. 2. 17.
군에서 맞는 생일도 외롭지 않아! 보통 대부분의 사람은 군에서 2번의 생일을 보내는게 보통이다. 뭐, 휴가나 외박이 겹쳐서 부대 밖에서 보내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도 희박하거니와 휴가나 외박중에도 군인은 군인. 나도 작년 생일을 부대에서 보냈고, 군에서 맞는 두번째 생일을 두달여 앞두고 있다. 생일, 이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누군가가 안챙겨주면 괜시리 섭섭하고, 쓸쓸해진다. 특히 남자들끼리 서열놀이하며 살아가는 군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군복무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 우리 중대는 자체적으로 '생일자 휴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생일 당일 하루, 면회를 할 사람은 면회를 하고, 사정이 안되는 사람은 부대에서 맘편히 휴게를 취할 수 있게 배려해주는 것이다. 군생활중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부분이다. 난 .. 2010. 2. 5.
이렇게 난 악마가 되어간다. 난 조금씩 악마가 되어간다. 내 안에서 자라나는, 꿈틀거리는 그 사악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마음고생하고, 스트레스 받아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지나고보면 별것도 아닌 일, 제대하면 다 추억처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 일들인데..일이 하나둘씩 터질 때마다 내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낄 수 있다. 내가 우스운 걸까. 매일 웃는 모습으로 세상을 살려고 노력하는 내가 바보인 걸까. 난 또 왜 이렇게 신경써야 하는걸까. 내가 할 수 있는, 사태에 상응한 조치는 널려있다. 힘들게 할 수 있는 방법도 많다. 근데 하기 싫다. 자꾸 트라우마처럼 옛날기억들이 날 괴롭힌다. 그들과 똑같이 함으로써 난 내가 저주하던, 내가 싫어하던 사람들의 모습과 닮아갈 것이다. 맘 편히 다 모.. 2010. 2. 4.
군대에서 받는 어머니의 편지. 오랜만에 관물함 정리하다가, 지저분하게 한쪽에 가득 쌓아둔 편지들을 발견했다. 나중에 반갑게 볼, 지금은 소원해진, 혹은 전역 후에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의 이름이 발신인으로 되어있는 많은 편지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이게 편지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다. 이 기분을 가끔씩 느끼고 싶어서. 추억을 반추할 수 있어서. 아픈 기억도, 좋은 기억도 모두 훗날 추억이라는 단어로 가슴 한켠에 넣어둘 수 있으니깐. 그런 와중에 손에 잡힌 꼬깃꼬깃한 A4용지. 어머니의 편지였다. 무수히 많은 편지를 내게 쓰셨지만, 이 편지는 지난 2009년 여름에 내게 보낸 과자박스 한켠에 쪽지처럼 접혀져서 있던 것이라서 나의 편지함 한켠에 변변한 편지봉투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구겨진 채로 방치되어 있었.. 2010. 1. 8.
군대에서 맞는 첫 생일. 어김없이 시간은 가고, 이렇게 만22세 생일도 찾아왔다. 그것도 군대에서. 생각보다 덤덤한 기분. 오늘은...서울시내에 집회가 많은 관계로 아침일찍 중대원 전체가 출동을 나갔다. 나는 '중대자체지침(?)'에 의해 생일자근무열외. 아무도 없는 조용한 내무실에서 이렇게 블로깅을 할 수 있다니..신기하기도 하고, 왠지 모를 느낌이 몸 전체를 휘감는다. 심심해서 예전에 써갈긴 싸이월드 다이어리를 한 페이지씩 펼쳐봤다. 나의 화장실(?)이라고 해도 다를 바 없는 그 곳. 2008년 4월 10일 - 스무해가 넘는 세월동안 뭘 위해 살았나 살기위해 살았나, 죽기 싫어 살았나 요지경세상, 메스꺼운 내 속. 아직까지도 이런 날 거둬줄 위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당신을 기다린다. 내 모든 것을 휘감고 날 지배할 당신을 기다.. 2009. 4. 11.
군대가 다가온다. 그리고 여러 생각들. 드디어 개강이 다가오고 있다. 2007년 2학기. 그리고 군대가기 전 나의 마지막 학기. 왼쪽과 같은 모드로 얌전히 학교 도서관에 앉아 공부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쯤되니 뭘해도 연결되는 것은 '군대'라는 말 뿐이다. 뭐 대학 동기들 중에는 이미 옛날옛적에 입영하여 전역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도 소수 있지만...막상 입대를 기다리는 사람의 입장에선 꼭 그렇지만도 않다. 고등학교 친구들도 이번 7월을 기점으로 하나둘씩 훈련소로 떠나기 시작했다.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내 나이 어언 21살. 내년이면 22살이다. 많은 사람들은 22살인데 군대안갔다고 하면 "무슨 일 있어요? 아직도 안가다니...."라고 말을 하지만 실상 내 주위만 놓고 보면 그렇지가 않다. 고등학교 친구들도 그렇고, 대학 동기.. 2007. 8. 27.